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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위한 과학상식

세포이론-8(존대말 버전)

포는 생명활동을 하는 기본 단위입니다. 다세포 생물의 생명활동에는 여러 기능들이 종합적으로 필요하고 각 기능들을 수행하는 세포들이 특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기능별로 세포는 자신이 하는 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적혈구는 산소를 하나라도 더 붙이기 위해 핵을 포기하면서까지 넓은 표면적을 갖는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또한 백혈구는 혈액 속에서 유영하는 고귀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아메바처럼 움직이며 여러 모양으로 여러 장소에서 식균 작용을 합니다.

물의 표피와 동물의 상피 세포는 안쪽의 연약한 세포들을 보호하기 위해 바깥의 모진 풍파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튼튼합니다. 특히 식물의 표피 세포 중 뿌리에 위치한 세포들은 물 한방울이라도 더 흡수하려고 털처럼 생겼습니다.

포를 설명하는 과학책이나 의학책에서 세포의 그림이 대부분 비슷한 것은 설명에 가장 어울리는 세포를 선발했기 때문이지 실제로 세포는 기능에 따라 여러 모양으로 다르게 생겼습니다.

성인의 몸에는 약 100조개 가량의 세포가 있다고 하는데, 기능별로 세포를 분류하면 220여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결국 수 많은 세포들이 하나의 종류로 엮여서 동일한 모양을 하고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동일한 모양의 세포들의 모임을 보통 조직으로 부릅니다.

220여 종류를 크게 4 종류의 조직으로 묶을 수 있습니다. 마치 우리 동네에 220여 종류의 직업이 있으나 정부를 위해 일하는 사람, 자영업을 하는 사람, 월급을 받는 사람, 이도 저도 아닌 사람으로 나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220여 종의 세포들은 크게 상피 조직, 근육 조직, 신경 조직, 결합 조직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결합 조직은 뼈나 혈구, 힘줄 등을 말하는 것이구요.

여기서 전혀 새로운 성격의 분류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강도 패거리를 가정해 봅시다. 경찰 중의 한 명이 출동을 자원해 놓고 늑장을 부리고, 패거리 중 한명인 은행원은 금고의 패스워드를 알고 있는 간부를 눈짓으로 알려주고, 택배 사업을 하는 사람이 적합한 차량을 지원하고, 특별히 할 일 없는 사람이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는 것입니다. 은행 강도라는 프로젝트를 위하여, 정부를 위해 일하는 경찰관과 택배사업을 하는 자영업자, 월급을 받는 은행원, 이도 저도 아닌 강도가 모였습니다.

이러한 패거리는 우리 몸의 기관에 해당합니다.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 조직이 모였습니다. 예를 들어 눈이라는 기관에는 근육 조직이 있어서 돋보기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눈에는 신경조직도 있어서 받아들인 빛 신호를 대뇌로 보내기도 하지요. 결합조직인 혈관과 혈액이 양분을 눈의 모든 세포로 보내줍니다. 또한 눈에는 각막이라는 상피조직이 빛을 통과시키고 공막이란 상피조직이 눈 내부의 유리체를 보호하기도 합니다. 은행 강도 팀과 비슷하게 '시각 신호를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로 모인 팀이지요.

 

식물에서는 기관이라는 범주가 조금 더 포괄적입니다. 동물과 다르게 조직의 종류가 아주 많고, 기관이 하는 일 또한 특정짓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예를 들어 식물에는 영양기관이라 불리는 세포 집단이 있는데, 우리가 보통 뿌리, 줄기, 잎을 통칭해서 부르는 명칭입니다.

 

영양기관은 표피 조직, 물관 조직, 체관 조직, 해면 조직, 책상조직 그리고 분열 조직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뿌리는 조직도 아니고 기관도 아닌 셈이지요. 뿌리는 표피조직과 책상조직과 분열 조직과 통도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 영양기관의 일부를 일컫는 말입니다. 비슷하게 꽃이나 열매는 생식기관의 일부라고 할 수 있지요. (식물에서 영양기관의 프로젝트는 생존과 생장이라고 할 수 있고, 생식기관의 프로젝트는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물에는 조직이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조직을 몇 개로 묶어 분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생겨난 단계가 조직계이지요. 물관 조직과 체관 조직은 통도 조직계로 묶고, 해면조직과 책상조직은 유조직(계)로 묶습니다.

반대로 동물은 조직이 많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4개 정도입니다. 그래서 조직계라는 단어는 필요업습니다. 다만 기관이 많습니다. 식물의 조직보다 더 많습니다. 자연스럽게 동물에는 기관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관계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입, 식도, 위, 십이지장, 이자, 소장, 대장, 똥꼬까지 모두 소화계라 묶이고, 심장, 동맥, 정맥, 모세혈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림프구 등은 순환계로 묶입니다. 그리고 눈, 코, 귀, 입, 대뇌, 소뇌, 척수 등은 신경계로 묶입니다.

식물이라는 다세포 생물군은 동물과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세포의 구조나 조직이 동물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러한 차이가 식물을 이해하는 데 장애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의 이해력은 경험을 기반으로 두고 있기에 식물의 모든 용어들이 생소하고 비유적으로 접근하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물에 대한 이해가 어렵다면 어려운 대로 적당하게 거리를 두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생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쌓이고 난 후에는 자연적으로 불식될 문제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식물은 동물과 세포 수준부터 다릅니다. 그리고 개체를 이루고 있는 모습도 확연히 다릅니다. 아니 다르게 보는 것이 식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학문적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세포<조직<조직계<기관<식물

세포<조직<기관<기관계<동물

이제부터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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